사유(思惟)

쌀 한톨의 소중함

隱松 2023. 8. 12. 23:14

음식을 먹다 보면 그 사람의 살아온 모습이 보인다. 즉.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모르거나 배우지 못한 경우를 예를 들어 볼 수 있다. 시대가 내돈내산이라고 떠드는 시대지만.
서양의 개인주의보다 한국은 이기주의가 발전하며 인식 또한 비윤리적인 면이 많다.
같이 식사든 찻자리든 주연이든..
그곳에는 반드시 멋대로 남겨진 음식이 있다.
버리라는 의미의.. 즉 먹을 만큼 덜어내거나. 동석자와 상의 후 적절량을 시켜 나누어 먹으면 된다.
무심코 하는 행동에는 사람의 모습이 다음생의 아귀로 보이니.. 참.. 내가 문제인가 싶다.


아래.. 다산의 편지를 옮겨본다.

한 틀의 쌀을 남길 것인가?

집안을 다스리는 요령으로 새겨야 할 글자가 둘 있는데, 그 첫째는 근(勤)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아침에 할 일을 저녁으로 미루지 말고, 맑은 날 해야 할 일을 비 오는 날로 미루지 않아야 한다. 하늘은 게으른 것을 싫어하니 반드시 복을 주지 않는다. 둘째는 검(儉)이다. 집안의 남녀노소가 모두 놀고먹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한순간도 한가함이 없어야 한다. 하늘은 사치스러운 것을 싫어하니 반드시 도움을 내리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진정성(眞情性)인데, 이것은 조금도 기만하는 것이 없는 것을 말한다. 하늘을 기만하는 것이 가장 나쁘고, 임금을 기만하고 부모를 기만하고 농부를 기만하고 상인을 기만하면 모두 죄를 짓는 것이다. 유익한 일은 일각도 멈추지 말고 무익한 꾸밈은 일호도 도모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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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습관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지금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눈앞에 정성껏 차려진 식탁이 있다. 식사를 맛있게 하고 남은 밥상을 바라보니 한쪽은 한 톨의 쌀도 없이 밥그릇을 깨끗이 비웠고 다른 한쪽은 밥풀이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붙어있다. 어느 편이 보기에 좋은가? 정성껏 차려진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는 늘 음식의 소중함을 생각해야 한다. 농부가 농사를 지어 수많은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우리의 밥상에 한 그릇의 밥이 올라온다. 내가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쌀을 사고 밥을 지어먹는 것이라고 해서 음식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이 마땅한 일은 아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 어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너희가 밥을 먹을 때 한 톨의 쌀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 곡식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길을 거친 후 밥상에 올라오는지를 알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수많은 과정을 거쳐 우리 밥상에 올라온 한 톨의 쌀이 너희의 입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면 그 쌀의 인생은 얼마나 허무하겠느냐? 그러니 항상 식탁에 올라온 음식을 소중히 생각하고 밥 한 톨까지 깨끗이 먹는 것이 좋다." 나는 진정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것들이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