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堂' 호를 스승께 받다.

2024. 7. 9. 01:24카테고리 없음



"우당(愚堂), 지혜로운 사람이 사는 곳”

사마천의 『사기(史記)』 「노자열전(老子列傳)」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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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장사꾼은 보물을 창고에 깊이 숨겨두어 마치 비어 있는 듯이 하고, 군자는 큰 덕을 지니고 있어도 그 모습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인다.”(良賈深藏若虛, 君子盛德, 容貌若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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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드러내지 않고 어리석은 듯 보여도 눈 밝은 사람은 알아봅니다.  ‘어리석다’는 뜻을 지닌 ‘우(愚)’를 써서 안과 밖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어리석다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것 같다’는 말입니다. 『논어(論語)』 「위정(爲政)」 편에 나오는 말도 읽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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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회와 함께 종일 말하였는데, 내 말을 어기지 않는 것이 어리석은 사람 같았다. 그러나 물러난 뒤에 그의 사생활을 보았더니 또한 충분히 나의 뜻을 드러내 구현하고 있으니, 안회는 어리석지 않다.”(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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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그의 수제자인 안회(顔回)를 평가한 말입니다. 일찍 죽지만 않았으면 공자의 학문을 더 발전시켰을 사람이죠. 이 글에서 공자는 어리석어 보일 만큼 노력을 해야 어리석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우(愚)’에 참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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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의미와 저의 바람을 담아 ‘우당(愚堂)’이라는 호를 드립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어리석어 보이는 것처럼 노력하고, 겉보기엔 어리석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식(지혜)이 가득한 분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德山  金允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