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스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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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수행의 관계
재가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 많은 사람이 생활과 수행을 둘로 구분합니다. 그러나 생활이 곧 수행이고, 수행이 곧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생활 따로 수행 따로’로 분리되면, 아무리 오랫동안 불교를 신행해도 자기 삶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자신의 노력으로 가치 있는 삶으로 가꾸어야 합니다. 즉 향상일로(向上一路)의 삶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불교의 수행은 삼학(三學)의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삼학이란 지계(持戒, sīla)‧선정(禪定, samādhi)‧지혜(智慧, paññā)를 말하는데, 깨달음을 이루고자 하는 자가 반드시 닦아야 할 세 가지 수행이라는 뜻입니다. 지계는 계율을 잘 지켜 실천하는 것이고, 선정은 마음을 집중시켜 산란하지 않게 하는..
2023.10.24 -
수행의 경지에 대하여..
의 ‘짜라 숫따(Cara-sutta, 行經)’(AN4:11)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비구들이여, 만일 비구가 걷고 있는 동안에(… 서 있는 동안에 … 앉아있는 동안에 … 잠들지 않고 누워있는 동안에) 감각적 욕망에 관한 생각과 악의에 관한 생각과 남을 해치고자 하는 생각이 일어난다면, 만일 그가 그것을 품고 있고 버리지 않고 제거하지 않고 끝내지 않고 없애지 않는다면, 비구들이여, 만일 비구가 이런 상태로 걷고 있다면(… 서 있다면, … 앉아있다면, … 잠들지 않고 누워있다면), 그를 일러 근면하지 않고 창피함이 없고 언제나 한결같이 게으르고 정진이 부족하다고 한다.” “비구들이여, 만일 비구가 걷고 있는 동안에(… 서 있는 동안에 … 앉아있는 동안에 … 잠들지 않고 누워있는 동안에) 감각적 욕..
2023.10.16 -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3
무아는 오온에 대한 집착 벗어나 자기중심적인 아집 버리는 것 “‘이것은 내 것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아니며,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는 것은 ‘오온에는 아(我)가 없다(無我)’가 아니라 ‘오온은 아(我)가 아니다(非我)’라는 것이 본래의 취지이다. 다시 말해서 오온이라는 요소는 그 어느 것도 우리가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취지에서 보면 오히려 ‘비아(非我)’라고 표현한 쪽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다만 여기서 오온이 비아임을 논증하기 위한 논리적 전제로서 무아임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 염리경(厭離經) (九) 如是我聞:一時, 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 爾時, 世尊告諸比丘: “色無常, 無常卽苦, 苦卽非我, 非我者亦非我所. 如是觀者, 名眞實正觀. 如是受·想·行..
2023.09.13 -
인간의 마음은 본래부터 청정한가? - 마성스님
지난번 「불교의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글에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自淨其意)’이야말로 불교의 특징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불교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정화(淨化)하여 ‘지금 여기에서’ 열반을 실현하는 것, 즉 현법열반(現法涅槃)을 궁극의 목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인간의 마음이 본래 청정한가?’ 아니면 ‘본래부터 청정하지 않은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관해 부파불교 시대에는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에 따르면, 대중부(大衆部)와 분별론자(分別論者, 지금의 상좌부)는 인간의 심성은 본래 청정하다는 ‘심성본정설(心性本淨說)’을 주장했다. 그러나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를 비롯한 나머지 부파에서는 정반대로 ‘심성은 본래 청정하지 않다’라는 ‘심성본부정설(心性本不淨說)’을 주..
2023.09.11 -
불교의 보편성과 특수성- 마성스님
많은 사람이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똑같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어느 측면에서 보면 타당하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타당하지 않다. 종교 간의 대화나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가 바로 모든 종교는 똑같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종교는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불교도 다른 종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불교에서도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自淨其意 是諸佛敎)”라고 설한다. 여기에 불교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다. 이 게송은 제183게..
2023.09.11 -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마성스님
나의 일생(출가 후)에서 전반기 25년은 불교를 공부하는 수학의 기간이었다. 그리고 후반기 25년은 대학이나 여러 단체에서 불교사상을 강의하거나 집필에 전념한 교화의 기간이었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불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불교사상을 가르치면 대부분 수긍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부류는 출가한 승려들이나 오랫동안 대승불교 신행 활동을 해온 재가 신자들이다. 이들은 이미 불교에 관한 잘못된 선입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불교학에 관한 최근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 심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나도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 처음 내가 스리랑카로 유학을 가서 비교적 규모가 큰 사찰에 거주하게 되었다. 그 사찰에 살면서 받은 문화적 충격은 너무나 컸다. 한국불교 사찰의 일..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