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2023. 8. 27. 17:33ㆍ사유(思惟)
지극하면 이루어지고 지극함에는 조건이 없다.
안으로 굳은 마음은 변치 않는 법이다.
내가 책임을 가지고 사는 것과 사랑하고 아껴야 할 대상도 지극한 마음의 대상이다.
단지 서로 다르다. 내 것이 최고라기보다는 기다려주고 묵묵히 나아가면 된다. 변함없이...


아버지를 읽는 법
전지전능한 신과 비교하지 말 것
그도 젖먹이로 태어나 처음 걸어보는 길
외줄 타듯 흔들리며 살아온 사람
남몰래 눈물이, 설움이 복받쳐오면
누구에겐가 등 기대고 싶은
따뜻한 손이 오늘도 그리운 사람
황석어젓처럼 짜고 매서운 세상
맨몸으로 살아내는 무기는 오직 가족뿐
힘들어도 표 내지 않고 밟혀도 꺾이는 법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초보 전투병처럼
가시밭길 두렵지 않은 이유는
남자를 벗고 얻은 아버지란 이름 때문
쉼표 없는 생의 등짐들
눈 귀 없는 갑충 되어 웅크린 밤마다
굽은 어깻죽지에서 반물빛 땀내가 나는 사람
지친 등 기대고 선 골목길
하루를 부대끼다 생채기 난 마음 한쪽
외로운 그 마음이 옹이박이로 굳어진 사람
그것도 숨기려고 빈 하늘 홀로 보고
그것도 감추려고 한숨도 속으로만 삼켜
자식 앞에서는 늘 웃기만 하는 사람
저 마음은 하나인데 번번이 행간을 놓쳐버려
살아생전 해독하지 못한 상형문자처럼
뒤늦게서야
뒷모습으로만 읽히는 사람
마음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