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3. 00:44ㆍ여러 가르침 (經,律,論)

붓다는 당시 여섯 명의 종교 지도자, 즉 육사외도(六師外道) 중에서 막칼리 고살라(Makkhali Gosāla)를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간주했다. 왜냐하면 “막칼리는 세상에 태어나 사람을 낚는 그물로 많은 중생들을 손해와 괴로움과 재난과 파멸로 이끌기 때문이다.”(AN.Ⅰ. 33) 붓다는 <앙굿따라 니까야> ‘하나의 모음’(AN1:18)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구들이여, 이 사람과 다른 어떤 단 한 사람도 이렇듯 많은 사람에게 손해가 되고 많은 사람에게 불행이 되고 많은 신과 인간들에게 해로움이 되고 손해가 되고 괴로움이 되는 사람을 나는 보지 못하나니, 그것은 바로 쓸모없는 인간 막칼리이다.”(AN.Ⅰ. 33)
또 붓다는 다른 경(AN3:135)에서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보통 사문들의 가르침 가운데서 막칼리의 교설이 [가장] 저열한 것이라고 불린다. 비구들이여, ‘업이란 것도 없고, [도덕적] 행위를 지음도 없고, 정진이란 것도 없다’는 이러한 교설과 이러한 견해를 가진 막칼리는 쓸모없는 인간이다.”(AN.Ⅰ. 286)라고 설했다.
일반적으로 막칼리 고살라의 사상은 운명론 혹은 숙명론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문과경>(DN2)에 따르면, 그는 “모든 것은 이미 운명으로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노력으로도 이를 바꿀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선행이나 악행을 저질러도 그것 때문에 운명이 바뀌지 않는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는 업과 과보 두 가지를 모두 부정했다. 그래서 그를 ‘무인무연논자(無因無緣論者)’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붓다는 선천적인 태생은 어쩔 수 없지만, 세상에 태어난 이후 후천적인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인생이 얼마든지 바뀌게 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몸소 실천해 보였다. 예를 들면 한날한시에 태어난 일란성쌍둥이도 각기 다른 환경에서 교육받으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붓다의 설법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불방일(不放逸, appamāda)’과 ‘정진(精進, viriya)’이다. 우리가 수행하는 목적도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 위함이다. 만약 막칼리 고살라의 주장이 옳다면 교육이나 수행도 필요 없게 된다. 부처님께서 막칼리 고살라의 주장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불교계에도 혹세무민 하는 사주 등 운명론을 믿는 막칼리 고살라의 제자들이 많이 있으니, 부처님께서 아시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마성스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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